당신이 뒤 돌아 걸음을 떼었을 적 부터
겨울은 깊어지고 깊어져서
계절은 흐르고 세상이 변해도
아무 것 잡을 수 없는 내 손은
지금도 겨울을 이겨야 했습니다
세상 사람들 저마다 사랑을 수근거릴 적에
나도 꼭 내 손처럼 못생긴 손을 가진 사람을 만나
나인 듯 사랑 하였지만
우리 그 마음이 세상 사람들처럼 변했든
아니면 그저 바보 같은 우리처럼 그래로 이든
우리는 이제 잡은 손을 놓고
하얀 손으로 겨울을 지새워야 합니다
우리 헤어질 적에
그대도 나처럼
놓은 손을 호주머니에도 넣지 못하고
파르르 떠는 것을 보았으나
그런들 우리
아무일 없던 하루 전처럼
다시 사랑 할 수 있겠습니까
그대를 사랑할 때에도
그대 내게 이별 할 때에도
버러지 같은 그리움이 나를 좀먹을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 나는 텅 빈 내 마음속 커져가는 이 겨울에 있으니
그대 없는 바다가 바다겠습니까
봄인들 봄이겠습니까.